달의 조각 / 불안 - 하현
묻고 싶었어. 너도 가끔 나의 부재를 상상했는지, 우리가 함께 보낸 그 수많은 날들 중 단 한 번이라도 나를 떠올리며 불안함을 느낀 적이 있는지, 잠들지 못한 채 뒤척이는 새벽의 이유가 나였던 날이 있는지.
묻고 싶었어. 너의 한숨은 내가 가진 모든 세상을 펄럭이게 만드는 태풍이었어. 나의 한숨은 너에게 얼마만큼의 무게로 내려앉았을까. 여린 촛불 하나 휘청이게 만드는 작은 입김이었을까.
나는 가끔 한없이 약한 모습의 너를 보고 싶었어. 내 옷깃을 붙잡는 손을, 내 뒷모습을 담은 눈동자를,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걸음을. 그런 생각을 하는 날이면 가시 하나가 뾰족하게 돋아나 마음을 찔렀어. 아무리 찔려도 무뎌지지 않는 마음이 있었어. 너의 불안을 바라는 그 못난 마음을 너는 알까. 붉은 살점이 보일 때까지 딱딱한 손톱을 물어뜯는 마음을 알까.